좋은 영화는 영화관을 나서면서부터 진짜 시작이다. 영화에 대한 감상과 각자의 해석은 물론 일상에서 문득 문득 생각나는 대사와 OST까지 우리 일상에 스며든다. 공감과 감동, 새로운 자극의 힘이다. 좋은 음악도 마찬가지다.
스윗소로우가 지난 25일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규 5집 PART. 2 ‘네버더레스(Nevertheless)’를 발매했다. ‘헤어지지 말자 그럴걸’, ‘사랑이었던거야’, ‘작은방(Feat. 아이유)’, 러브 드라이브 (Feat. 미노이)’, ‘크리스마스 이게 뭐라고’, ‘등대’ 등 총 6곡이 담겼다.
마치 좋은 영화 한 편을 본 기분이다. 앨범을 정주행한 후부터 추억, 위로, 희망 등 다양한 감정이 샘솟는다. 스윗소로우다. 기자의 긴 설명이 필요할까. ‘페스티벌의 신’, ‘공연 장인’으로 불리는 이들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전한다.
-사계절이 모두 담긴 ‘네버더레스’다.
인호진, 이하 호진) 비교를 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평소처럼 가수 활동을 해왔다면, 지금 같은 소중함을 못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버텨온 앨범이다. 가수로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어려운 시기, 우리의 명맥과 팬분들을 위해 한 곡씩 만들며 버텨온 앨범이다.
계획을 한 건 아니다. 순간 순간의 기록이다.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음악 활동을 하면서 우리의 흐름에 따라 작업을 했더니 계절이 다 있더라. 순수하게 ‘그날그날 최선을 다했구나’ 하는 만족감이 있다. 앨범에 들어간 사진도 저희에겐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예쁜 곳에서 예쁘게 꾸미고 찍은 게 아니다. 힘들었던 그 시기를 겪어내며, 언제 쓰일지 모르지만 다 찍어둔 것들을 실물 앨범에 담아 완성이 됐다.
송우진, 이하 우진) 돌이켜보면 재밌는게 잘 승화되어서 그렇지 처절한 생존의 기록들이다(웃음). 무기력 해질 수밖에 없는 코로나 시기였지 않나. 언제 끝난다는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이어지기도 하고. 공연 날짜를 잡았다가도 미뤄지고. 그런 흔적들을 남긴 앨범이 됐다. 순서를 잘 짜서 돌아보니 계절이 지난 것처럼 추운 가을·겨울에서 봄·여름의 밝은 느낌을 생각하게 되더라. 곡의 분위기가 바뀌는 걸 보니 재밌으면서도 우리가 느끼는 게 곡으로 나왔구나 싶다.
김영우, 이하 영우)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러던 중에 ‘그럼에도 불구하고(Nevertheless)’를 생각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라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에 가장 충실했던, 솔직할 수 밖에 없었던 기록들이다.
발매 기념 콘서트 ‘등대’를 3일간 진행하며 하루 하루 느낌이 다르더라. 팬분들의 반응이 드라마틱하게 느껴졌다. 후기까지 보면서 ‘이 노래들이 이런 의미로 이어져오는구나’ 하면서 기록들의 소중함을 새삼 알게 됐다. ‘그럼에도 나아가야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 나중에 봐도 색달랐던 접근으로 기억될 앨범이다. 배운 것들이 많아서 새로운 이정표가 될 앨범이기도 하다.
-콘서트 이후 스윗소로우 이번 앨범을 더 자주 듣고 있다. 그렇다면 스윗소로우 멤버들이 요즘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
영우) ‘어떤 노래들이 좋을까’ 하면서 다양한 플레이 리스트를 찾아 듣기도 하고, ‘걸려라’라는 마음으로 그물 쳐놓고 듯이 음악을 듣기도 한다(웃음). 요즘은 부르노 메이저(Bruno Major)의 ‘낫띵(Nothing)’이 가장 와닿는다.
우진) 저는 요즘 이 노래다. 마빈 게이(Marvin Gaye)의 ‘아이 원트 유(I Want You)’다. 이 곡이 있는 앨범을 듣고 있다. 예전에 들었던, 그 예전 노래를 최근에 다시 듣고 있다.
호진) 저는 쉐릴 린(cheryl lynn)의 ‘갓 투 비 리얼(Got to Be Real). 저도 예전에 많이 들었던 음악이다. 최근 가사도 다시 듣게 되고. ‘이게 진짜야, 이게 진짜야’ 이런 느낌도 좋고. 피를 끓게 하는 리듬이라는게 다른 게 있는 게 아닌 거 같다.
요즘 KBS 2Radio에서 ‘스윗 드라이브 인호진입니다’ DJ로 청취자와 만나고 있다. 내가 살면서 노래를 이렇게 많이 들어본 적이 있을까 싶다. 피디님이 선곡을 참 잘해준다. 보이는 라디오인데, 저는 노래가 나오면 다 따라 부른다. 다양한 음악을 통해 저에게 부족한 부분도 채우고 있고, 감각을 유지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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